감염원의 분류 및 숙주의 저항 그리고 질병을 일으키는 병리학적 기전

우리 몸에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감염원의 분류와 그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 감염이 발생하였을 때 숙주의 저항 반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미생물이 우리 몸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병리학적 기전에 대해 바이러스와 세균에 의한 손상 기전으로 나누어 설명하겠습니다.

질병을 일으키는 병리학적 기전

 

감염원의 분류

우리 인체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감염원은 생물학적인 구조가 간단하며 무핵산인 프리온부터 복잡하고 크기가 큰 조충까지 다양합니다. 

 

1) 프리온

프리온은 프리온 단백으로 불리는 비정상적 형태의 숙주 단백으로 구성됩니다. 이는 전파성 해면뇌병증을 일으키는데 이 뇌병증에는 사람 상호 포식과 관련 있는 쿠루, 각막 이식과 관련 있는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광우병 등이 포함됩니다. 프리온 단백은 정상적으로 신경 세포에서 발견이 되지만 입체형태적인 여러 변화를 겪으면서 분해되지 않아 질병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생성된 비정상적인 프리온 단백은 몸에 축적되어 신경 세포의 손상을 일으키고 그 결과 뇌 조직에 해면병리소견이 발생하여 뇌병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2) 바이러스

모든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대사 과정에 의존하여 복제하므로 숙주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편성 세포 내 기생충이라고도 합니다. 바이러스는 중심에 있는 DNA나 RNA 같은 핵산 유전체, 단백 외각으로 불리는 단백 막의 형태, 지질 막의 유무, 증식 유형, 그리고 증식할 때 선호하는 세포 유형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200~300nm 정도로 크기가 엄청 작기 때문에 전자 현미경을 통해서만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바이러스는 감염된 세포 내에서 뭉쳐있어 세포 내 봉입체를 형성하기 때문에 세포 염색 후 광학 현미경을 통해서도 관찰될 수 있으므로 이를 통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3) 세균

세균은 원핵생물로서 세포막은 가지지만 세포 내 소기관이나 핵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세균은 펩타이드 교로 연결된 세포벽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중합체인 펩티도글리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포벽의 구조에 따라 세균의 종류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털 바이올렛 염색에 반응하는 한 층의 인지질 세포막을 펩티도글리칸이 덮고 있는 세포벽의 형태를 가진 세균을 그람 양성균이라 하고 인지질 세포막이 두 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사이에 한 층의 펩티도글리칸이 끼어 있는 얇은 세포벽의 형태를 가진 세균을 그람 음성균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산소 요구도에 따라 호기성 세균, 혐기성 세균으로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4) 진균

진균은 키틴으로 구성된 두꺼운 세포벽이 있고 그 속에 세포막으로 싸여 있는데 세포막은 에르고스테롤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진균은 가늘고 세사형인 균사 또는 둥근 효모 형태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균사는 사이막이 있는 경우와 사이막이 없는 무격벽인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임상에서 진균의 유형을 결정할 때 중요한 특징이 됩니다.

병원성 진균 중 일부는 온도에 따라 두 형태성을 나타냅니다. 실온에서 균사형으로, 체온에서 효모형으로 성장하는 진균은 유성생식 포자를 만들고 분생포자라고 하는 무성생식 포자를 만듭니다. 

 

5) 원충류

인체에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원충류는 하나의 핵인 단세포 진핵생물입니다. 여러 세포 내에서 뿐만 아니라 비뇨생식기, 위장관 그리고 혈액에서는 세포 바깥에서도 증식할 수 있다. 활동력이 있어 유연한 원형질막과 복잡한 세포질 미세기관을 가집니다. 

 

6) 연충

연충류는 고도로 분화된 다세포 생물로서 생활 주기가 복잡하여  종말 숙주에서는 유성생식, 중간 숙주나 매개자에서는 무성 생식을 합니다. 따라서 연충류의 종류에 따라 사람에는 성충이나, 미성숙형 또는 무성 유충이 기생할 수 있습니다. 일단 성층이 인체 내에 자리 잡게 되면 증식은 하지 않고 알이나 유충을 산란합니다. 일반적인 성충은 증식하지 않기 때문에 기생충에 의한 질병은 성충보다 알이나 유충에 대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질병은 감염된 기생충의 수에 의해 결정됩니다.

감염에 대한 숙주의 저항

감염의 결과는 미생물이 감염 후 집락을 형성하고 숙주 조직에 손상을 주는 능력과 감염을 사멸시킬 숙주의 방어 능력에 의해 결정됩니다. 감염에 대한 숙주의 장벽은 병원균과 같은 감염원이 인체 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선천 면역 방어와 적응 면역 방어로 이루어집니다. 선천 면역 반응은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미생물에 대해 가장 빠르게 반응합니다. 이 과정에는 감염에 대한 물리적 장애물, 포식 세포, 자연세포독성세포, 그리고 혈장 단백 등이 포함됩니다. 적응 면역 반응은 감염원에 노출이 되면 일어나게 되는데 반복적인 노출이 생김으로써 면역 반응의 크기와 속도가 증가하여 더욱 효과적으로 병원체로부터 방어할 수 있습니다. 면역계는 많은 감염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일부 미생물은 숙주의 면역 방어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진화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숙주와 미생물 간의 균형이 이루어져 감염이 잠복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럴 때는 눈에 보이는 뚜렷한 병리 소견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면역 반응의 저하는 감염을 급속도로 활성화하고 이와 더불어 심한 병적 증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재활성화는 잠복성 바이러스 감염과 일부 세균 감염(결핵)에서 나타납니다.

 

미생물이 질병을 일으키는 기전

1) 바이러스에 의한 손상 기전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내로 들어가서 숙주 세포의 복제 기전을 이용하여 증식하고 그 세포에 직접적으로 손상을 주게 됩니다. 바이러스가 특정 세포만 감염시키고 다른 세포들은 감염시키지 않는 특징을 친화성이라고 하며 이는 몇 가지 인자들에 의해 결정됩니다. 첫째 숙주 세포가 바이러스에 대한 수용기를 발현한 경우, 둘째 바이러스 증진 인자와 유전 순서를 인지하는 세포 전사 인자의 존재 여부, 셋째 해부학적 장애물, 넷째 국소 온도와 산도, 숙주 방어 등이 있습니다.

 

조직 지향성의 주요 결정 인자는 숙주 세포에서 바이러스 수용기의 발현입니다. 바이러스는 특이적으로 세포 표면 단백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이는 특별한 숙주 세포와 표면 단백에 결합하는 특이성을 가졌습니다. 많은 바이러스는 정상적 세포 수용기를 사용하여 세포 내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른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와 결합하기 위해 숙주의 단백 분해 효소를 필요로 하기도 합니다. 일단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들어가게 되면 감염된 세포를 죽이거나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숙주의 유전 단백의 합성을 방해하거나 독성 단백이나 분해 효소를 생산하여 세포자멸사를 유도함으로써 세포를 사멸시킵니다. 

 

2) 세균에 의한 손상 기전

세균에 의한 숙주 손상은 숙주 세포에 대한 세균의 부착, 침습, 독소 분비 능력에 의존합니다. 병원성 세균의 독성 유전자들이 독성을 가진 단백을 생산하고 이것들이 군집으로 발견되어 '병원성 섬'이라 부릅니다. 

세균은 특수한 외부 신호에 의해 접착과 독소의 운반을 조절하는데 예를 들어 대장균이 접착 단백을 발현하는 정도와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정도가 일치하는 소견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람 양성균 표면에는 원섬유인 M 단백과 lipoteichoic acid로 되어 있는데 이 성분이 구강 점막 상피와 혈액 세포의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대한 친화력을 높입니다. 그람 음성균 표면에는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미세 섬유가 있는데 이 구조가 가는 털을 발현하여 요로 상피의 수용체와 결합하게 됩니다.

 

질병 발생에 기여하는 세균 산물인 독소는 세균 세포의 성분인 내독소와 세균이 분비하는 외독소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박테리아의 내독소는 지질 다당질로, 그람 음성균의 가장 바깥 세포막의 성분입니다. 외독소는 세포 손상과 질병을 일으키는 분비 단백입니다. 세포 내 신호 전달 또는 조절 기전을 변화시키고 신경 전달 물질의 유리를 방해하여 마비를 일으킵니다. 신경 독소는 신경 세포를 직접 죽이지는 않지만 T 세포 수용체의 보존 유전자 지역에 결합하여 다량의 T 세포 증식과 사이토킨 유리를 초래하는 세균 독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