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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반응형유방암 진단을 받고 조직검사 결과지를 처음 받아 들면 낯선 영어가 가득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ER, PR이라는 두 글자이고, 그 옆에 붙은 "Positive", "90%", "Allred score 8" 같은 표현에 더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제가 면역병리검사를 진행하다 보면 이 두 검사 항목은 대부분의 유방암 검체에서 시행하고 있을 만큼 아주 중요한 검사 항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항목. ER, PR 결과는 단순한 참고 수치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약을 몇 년 동안 쓰게 될지를 결정하는 핵심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유방암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ER, PR 검사에 대해 검사 원리부터 결과 해석, 치료와의 연결까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목차
- ER, PR 검사란 무엇일까요?
- 유방암에서 이 검사를 꼭 하는 이유
- 검사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 결과지 읽는 법: 양성, 음성, 그리고 'ER 저양성'
- ER, PR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치료
- 환자분들이 자주 묻는 질문
- 마무리
ER, PR 검사란 무엇일까요?

ER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strogen Receptor), PR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ogesterone Receptor)의 약자입니다. 병원에 따라 PR을 PgR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수용체는 쉽게 말해 호르몬을 받아들이는 '안테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암세포 핵 안에 이 안테나가 많이 있다면, 몸속 여성호르몬이 들어올 때마다 암세포가 그 신호를 받아 자라게 됩니다. ER, PR 검사는 바로 이 안테나가 암세포에 얼마나, 얼마나 진하게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이렇게 호르몬 수용체를 가진 유방암을 흔히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또는 'HR 양성 유방암'이라고 부르며, 유방암 중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유방암에서 이 검사를 꼭 하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항호르몬치료가 효과가 있을지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미국병리학회(CAP)의 공동 가이드라인에서도 침윤성 유방암에서 내분비요법의 혜택을 받을 환자를 예측하는 표준 방법으로 검증된 면역조직화학 ER 검사를 권고하고 있으며, 이 목적으로 다른 검사법은 권고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PR은 왜 함께 볼까요? PR은 ER만큼 치료 결정에 직접 쓰이기보다는 예후를 가늠하는 쪽에 무게가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에서도 PR 검사는 ER 양성 암에서 주로 예후 판단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ER과 PR이 모두 양성인 경우가 호르몬 치료 반응이 더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암이 침범하지 않고 유관 안에만 머무는 상피내암(DCIS)에서도 검사를 합니다. DCIS에서는 향후 유방암 발생 위험을 줄이는 내분비요법의 이득을 판단하기 위해 ER 검사가 권고되며, PR 검사는 선택 사항입니다.
검사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ER, PR 검사는 추가로 피를 뽑거나 따로 조직을 떼는 검사가 아닙니다. 이미 시행한 조직검사(총 조직검사, 맘모톰) 또는 수술 조직을 가지고 병리과 임상병리사가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검사 방법은 면역조직화학염색(IHC)입니다. 파라핀에 고정된 조직을 얇게 잘라 슬라이드에 올린 뒤, ER이나 PR에만 달라붙는 항체를 반응시킵니다. 수용체가 있는 암세포의 핵은 갈색으로 물들고, 병리과 전문의가 현미경으로 갈색 핵의 비율과 진한 정도를 판독합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 고정 시간이나 처리 방법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병리과에서는 정도관리를 매우 꼼꼼하게 합니다. 특히 수치가 낮게 나오는 경우에는 더 신중하게 확인하는데, 가이드라인은 저양성(1~10%)이나 음성 판정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사실별로 별도의 표준작업절차를 마련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결과지 읽는 법: 양성, 음성, 그리고 'ER 저양성'
결과지에는 보통 염색된 암세포 비율(%), 염색 강도(약함·중간·강함), 그리고 병원에 따라 Allred score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결과 표기 의미 치료와의 관계
ER 1% 미만 (Negative) 호르몬 수용체 음성 항호르몬치료 효과 기대 어려움 ER 1~10% (Low Positive) ER 저양성 개인별로 치료 여부 신중히 판단 ER 10% 초과 (Positive) 호르몬 수용체 양성 항호르몬치료 대상 기준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종양세포핵의 1%에서 100%가 염색되면 ER 양성으로 해석하고, 1% 미만 또는 0% 일 때 ER 음성으로 봅니다. 즉 100개 중 단 1개만 물들어도 원칙적으로는 양성입니다.
Allred score는 염색된 세포 비율 점수(0~5점)와 염색 강도 점수(0~3점)를 더한 값으로 0~8점으로 표시됩니다. 일반적으로 3점 이상을 양성으로 보며, 점수가 높을수록 수용체가 풍부하다는 뜻입니다.
염색 강도 점수는 intensity sore(IS), 염색된 세포 비율 점수는 proprtion score(PS)로 표기하여 IS 점수와 PS 점수를 합산하여 total sore(TS)를 표기합니다.
예를 들어
ER : IS(3) + PS(5) = TS(8)
PR : IS(2) + PS(4) = TS(6)
이런 형식으로 호르몬 수용체 검사 결과가 보고되게 됩니다.
'ER 저양성(ER Low Positive)'은 무엇인가요?
최근 결과지에서 자주 보이는 표현입니다. 2020년 가이드라인 개정 이후 ER 염색 세포가 1~10%인 경우는 'ER 저양성'으로 보고하게 되었고, 이 그룹은 호르몬 치료 반응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설명을 함께 붙이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따로 구분한 이유는 이 그룹이 성격상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1~10% 발현 암은 ER 양성 암의 2~3% 정도로 드물지만 임상적으로 판단이 까다로운 경우이고, 한 연구에서는 ER 저양성 암이 젊은 나이, 큰 종양 크기, 높은 증식도 등에서 ER 고발현 암보다 오히려 ER 음성 암과 더 비슷한 특징을 보였다고 보고했습니다.
결과지에 ER 저양성이라고 적혀 있다면 "양성이니 안심"도, "거의 음성이니 소용없다"도 아닌, 담당 교수님과 다른 병리 결과(HER2, Ki-67, 조직학적 등급 등)를 종합해서 치료를 결정해야 하는 그룹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ER, PR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치료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라면: 항호르몬치료
ER이나 PR이 양성이면 에스트로겐의 신호를 막는 항호르몬치료(내분비요법)를 받게 됩니다. 대표적인 약은 폐경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타목시펜은 수용체에 에스트로겐 대신 달라붙어 신호를 막는 약으로, 폐경 전·후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아로마타제 억제제(아나스트로졸, 레트로졸, 엑세메스탄)는 에스트로겐 합성에 필요한 아로마타제라는 효소를 억제해 에스트로겐 생성 자체를 줄이는 약으로, 주로 폐경 후 여성에게 사용됩니다. 폐경 전 환자에게 재발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난소 기능을 억제하는 주사를 함께 쓰기도 합니다.
복용 기간이 긴 것도 특징입니다. 국가암정보센터에서는 수술 후 항호르몬제를 투여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5년에서 10년간 복용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매일 먹는 약이라 중간에 임의로 끊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항호르몬제와 화학항암제는 함께 쓰면 효과 증가는 크지 않고 부작용은 커질 수 있어 따로 투여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그래서 항암치료가 필요한 경우 항암을 먼저 마친 뒤 항호르몬치료를 시작하는 순서가 일반적입니다.
재발 위험이 높거나 전이가 있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음성 유방암에서는 항호르몬제에 CDK4/6 억제제 같은 표적치료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합니다.
호르몬 수용체 음성이라면
ER, PR이 모두 음성이면 항호르몬치료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HER2 결과가 중요해집니다. HER2 양성이면 HER2 표적치료를 중심으로, ER·PR·HER2가 모두 음성인 삼중음성 유방암이라면 항암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 등을 중심으로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ER, PR, HER2를 함께 보는 이유
실제 진료에서는 ER, PR 하나만으로 치료를 정하지 않습니다. 병리 결과지의 ER, PR, HER2, Ki-67을 조합해 유방암 아형(루미날 A, 루미날 B, HER2 양성형, 삼중음성)을 나누고, 여기에 종양 크기와 림프절 전이 여부를 더해 최종 치료 방향이 정해집니다.
유방암 HER2 검사란? IHC 0, 1+, 2+, 3+ 결과 쉽게 이해하기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조직 검사 결과지에 ER, PR, HER2라는 용어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그중 HER2는 유방암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검사 항목 중 하나입니다. 특히 HER2 검사 결과에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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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FAQ)
Q. ER은 양성인데 PR은 음성이에요. 괜찮은 건가요?
호르몬 수용체 양성으로 분류되어 항호르몬치료 대상이 됩니다. 다만 ER·PR 모두 양성인 경우에 비해 성장 속도나 재발 위험이 조금 다를 수 있어, 담당의가 다른 지표와 함께 판단합니다.
Q. 수치가 90%면 50%보다 결과가 좋은 건가요?
일반적으로 발현이 높을수록 호르몬 치료에 잘 반응하는 경향이 있지만, 수치 하나로 예후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전체 병리 소견을 함께 봐야 합니다.
Q. 조직검사 때와 수술 후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나요?
드물지만 가능합니다. 유방암 조직 안에서도 부위마다 발현 정도가 다를 수 있고, 작은 조직검사 샘플은 일부만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재발이나 전이가 생겼을 때 다시 검사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Q.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면 여성호르몬이 든 음식을 피해야 하나요?
일상적인 식품 섭취를 과도하게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많지만, 호르몬 성분이 들어간 건강기능식품이나 약은 반드시 담당의와 상의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ER, PR 검사는 유방암 조직에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하는 면역조직화학 검사입니다. 1% 이상이면 양성, 1% 미만이면 음성으로 판정하며, 최근에는 1~10%를 'ER 저양성'으로 따로 구분해 더 신중하게 치료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이 결과에 따라 5~10년에 걸친 항호르몬치료 여부와 약의 종류가 달라집니다.
결과지의 숫자 하나하나가 불안하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그 숫자들은 결국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치료를 찾기 위한 단서입니다. 궁금한 점은 진료실에서 편하게 질문하시고, 이 글이 결과지를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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