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안의 이야기, 병리학과 다양한 질환들

임상병리사가 알려주는 기초 병리학. 병리학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각종 질병의 원인과 기전을 분석하여 질병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학문으로 질병을 다루는 의생명과학의 가장 기초적이며 필수적인 분야이다.

  • 2024. 4. 12.

    by. 윰리사

    목차

      반응형

      만성 염증은 지속시간이 길고 염증과 조직손상, 수복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급성 염증에서 속발하거나 처음부터 서서히 진행하는 만성 염증으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만성 염증의 원인과 병리학적 소견에 대해 알아보고 만성 염증에서 대식세포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그리고 급성 염증처럼 만성 염증에 관여하는 다른 세포들과 육아종성 염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만성 염증의 병리학적 소견과 육아종성 염증
      만성 염증의 병리학적 소견

      만성 염증의 원인과 병리학적 소견

      박테리아, 일부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과 같이 완전한 제거가 어려운 미생물이 지속적으로 체내에 있는 경우 지연성 과민 반응을 일으켜 육아종성 염증반응과 만성 염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또는 면역계가 과도하게 자극받은 경우 만성 염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개체 자신의 조직에 대하여 염증 반응이 생기는 질병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하는데 자가항원은 지속적으로 자신에 대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므로 만성적인 조직손상과 염증을 발생하게 됩니다. 류마티스성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등이 그 예입니다. 다른 경우는 염증성 장질환처럼 미생물에 대하여 조절이 잘 안 되는 면역 반응이 일어나면서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흔한 환경인자에 대하여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알러지성 질환이라 하며 기관지성 천식이 그 예입니다. 이런 자가면역이나 알러지성 반응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무해한 항원에 대하여 일어나는 반응이므로 인체에 도움이 안 되고 질병이 발생하게 됩니다. 염증이 반복하여 일어나므로 형태학적으로 급성과 만성 염증이 섞여 나타나게 됩니다. 혈관변화, 부종, 중성구의 침윤이 주 소견인 급성 염증과는 달리 만성 염증은 대식세포, 림프구, 형질세포와 같은 단핵세포의 침윤이 주요한 병리소견입니다. 또한 손상인자나 염증세포가 지속적으로 존재하여 조직 손상이 발생하고 손상된 조직을 사이질 조직으로 대체하여 신생혈관 증식과 섬유화 등의 수복과정이 나타납니다. 

       

       

      만성 염증에서 대식세포의 역할

      대식세포는 만성 염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이며 대식세포는 단핵 포식 세포계의 일부입니다. 망상내피계라고도 하는 단핵 포식 세포계는 서로 긴밀한 연관성이 있는 골수 유래 혈액 단핵구와 조직 대식세포로 구성됩니다. 조직 대식세포는 결합 조직이나 간, 비장과 림프절, 폐, 중추 신경계와 같은 실질 장기에 흩어져 존재하고 있습니다. 단핵 포식세포는 혈액 단핵구를 만드는 골수에서 유래하고 혈액에서 여러 조직으로 가서 대식세포로 분화합니다. 혈액 단핵구의 반감기는 하루 정도이지만 조직 내의 대식세포는 수개월 또는 수년간 살아 있습니다. 골수의 줄기세포로부터 조직 내 대식세포로 되는 것은 사이토카인, 부착인자, 세포상호 작용 등 다양한 성장과 분화인자가 조절하게 됩니다. 단핵구는 급성 염증 때 비교적 초기부터 혈관 외로 이동하기 시작하여 48시간 내에 주된 세포가 됩니다. 단핵구가 혈관 외로 빠져나가는 기전은 중성구와 같은 인자에 의하여 조절됩니다. 단핵구는 혈관 밖으로 빠져나와 염증부위에 도착하면 좀 더 큰 세포인 대식세포로 변합니다. 대식세포는 미생물 산물과 다른 세포 수용체, T 세포 분비 사이토카인, 정상 살해세포와 다른 화학적 매개물 등에 의하여 활성화됩니다. 활성 대식세포가 분비하는 물질은 미생물을 제거하고 수복과정을 시작하는데 큰 역할을 하며 이는 만성 염증에 나타나는 조직 손상을 일으키는 요인입니다. 대식세포가 활성화되면 용해소체 효소와 반응성 산소, 질소 유도체가 증가하고 성장인자와 기타 염증 매개물질을 생성합니다. 이 물질의 일부는 미생물과 숙주에 독이 되고 단백분해효소는 세포 외 사이질을 파괴합니다. 화학유주인자는 다른 세포를 유인하고 또 다른 물질인 성장인자는 섬유모세포 증식, 아교질 침착, 신생혈관형성을 일으킵니다. 서로 다른 대식세포군은 각기 다른 기능을 하는데 일부는 미생물 살생과 염증에 관여하며 다른 군은 수복작용을 하게 됩니다. 대식세포가 분비한 물질들은 침입자에 대하여 강력한 방어작용을 하지만 대식세포가 부적절하게 활성화되면 심한 조직손상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대식세포의 이러한 역할 때문에 만성 염증에서는 조직손상이 중요한 특징이 됩니다. 지속적인 조직손상은 그 자체가 염증경로를 활성화하므로 어떤 경우는 급성과 만성 염증 소견이 공존하게 됩니다.

       

      만성 염증에 관여하는 다른 세포

      림프구, 형질세포, 호산구, 비만세포 등도 만성 염증 세포입니다. 먼저 림프구는 항체매개성과 세포매개성 면역반응에서 작용합니다. T세포와 B세포는 항원에 의해 자극받아 작용세포와 기억세포가 되는데 여러 부착물질의 쌍과 케모카인을 사용하여 염증부위로 이동합니다. 활성 대식세포의 사이토카인, 주로 TNF, IL-1, 케모카인이 백혈구를 불러들여 염증반응을 지속시킵니다. 림프구와 대식세포는 서로 양방향으로 작용하여 만성 염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식세포는 항원을 T 세포에 제시하고 막물질과 IL-12를 생성하여 T 세포 반응을 유도합니다. 활성 T세포에서 생성된 일부 사이토카인은 혈류에서 단핵구를 끌어들이고 더욱 활성화됩니다. T 세포와 대식세포 사이의 상호작용 때문에 염증반응이 시작되면 만성화되고 심해집니다. 두 번째 만성 염증에 관여하는 세포 중 형질세포는 B 림프구가 활성화되어 생긴 것으로 염증 반응 병터나 조직손상 부위에서 지속적인 외부 항원이나 자기 항원에 대한 항체를 생성합니다. 일부 강한 만성 염증반응 병터에는 림프구, 항원제시세포, 형질세포 등이 림프기관과 같은 형태, 특히 림프절모양을 띠고 여포 중심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만성 염증에 관여하는 또 다른 세포 중 하나인 호산구는 Ig E가 중개하는 면역반응이나 기생충 감염 때 많이 침윤합니다. 호산구를 유인하는 가장 중요한 케모카인은 이오탁신입니다. 호산구에는 과립이 있어서 그 안에 주기저단백이 있어 기생충의 세포를 녹일 수 있는 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만세포는 결합조직에 널리 분포하고 급성과 만성 염증에 모두 관여합니다. 비만세포의 표면에는 Ig E 항체와 결합하는 수용체가 있어 과민성 반응 시 결합하여 호산구의 탈과립이 일어나 히스타민과 PG와 같은 매개물이 분비됩니다. 이런 반응은 음식물, 곤충의 독, 약물 등에 대한 알레르기 때 나타나며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비만세포는 만성 염증에도 나타나며 염증을 촉진하기도 하고 억제하기도 합니다. 

       

      육아종성 염증

      특이한 만성 염증으로 일부 감염증과 비감염성 질병에서도 나타납니다. 면역학적 기전으로 육아종이 제거하기가 까다로운 물질을 억제하기 위한 기전의 결과입니다. T 림프구가 강하게 활성화되어 대식세포가 활성화되고 정상조직의 손상이 일어납니다. 결핵이 육아종성 염증의 대표적인 경우이지만 사르코이드증, 서혜부 림프육아종, 나병, 매독, 자극성 지방에 대한 반응과 일부 자가면역성 질환에서도 육아종성 염증이 일어납니다. 육아종 형성 질병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생검 조직에서 육아종을 발견하는 것은 중요한 진단적 소견입니다. 육아종은 상피모양세포로 변한 대식세포가 현미경적인 덩어리를 이루고 주위에 주로 림프구와 형질세포가 일부 포함된 단핵백혈구의 침윤이 있는 형태입니다. 일반적인 헤마톡실린-에오진 염색에서 상피모양세포는 연한 분홍색의 과립상 세포질과 세포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주위 세포와 통하는 듯이 보이는 형태입니다. 핵은 림프구보다 덜 진하고 달걀형이거나 길쭉하고 핵막이 주름져있습니다. 육아종이 오래되면 주위로 섬유모세포와 결합조직이 둘러쌉니다. 흔히 상피모양세포가 서로 붙어서 거대세포를 형성한 것이 육아종의 주변부나 가운데에 보입니다. 육아종에는 병인기전이 서로 다른 두 종류가 있습니다. 이 물질성 육아종은 비교적 자극이 적은 이물질에 의해 생깁니다. 특징적으로 이물질성 육아종은 탈크, 수술 봉합사, 또는 너무 커서 대식세포 하나가 처리할 수 없는 섬유성 물질 경우 그 주위로 형성됩니다. 이 물질들은 편광현미경으로 보면 육아종 중심에서 반사되는 물질형태로 나타납니다. 전형적인 면역성 육아종은 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해 생깁니다. 이런 육아종성 염증을 결핵종이라고 하는데 육아종 중심부에 특징적인 건락괴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육아종의 여러 형태학적 소견으로 진단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확진을 위해서는 원인균을 확인하기 위한 염색, 세포배양, 분자생물학적 방법, 혈청학적 검사 등을 시행해야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