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안의 이야기, 병리학과 다양한 질환들

임상병리사가 알려주는 기초 병리학. 병리학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각종 질병의 원인과 기전을 분석하여 질병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학문으로 질병을 다루는 의생명과학의 가장 기초적이며 필수적인 분야이다.

  • 2024. 4. 6.

    by. 윰리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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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장의 정상 구조와 병리학적 기능에 대해 알아보고 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6가지 질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비장의 정상 구조와 병리학적 기능 및 비장 질환의 종류
      비장의 정상 구조와 기능

      비장의 정상 구조

      비장(지라)의 주요한 병리학적 기능은 혈액 내 수명이 다하거나 손상된 혈구 등의 제거와 혈류에서 포착된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입니다. 이러한 기능에 부합하여 비장의 구조를 보면 적색 속질에는 큰 포식세포가, 백색 속질에는 림프구가 있습니다. 정상 성인의 비장 무게는 약 150g입니다. 정상 비장의 표면은 연한 회색빛을 띠고 얇고 반짝이는 섬유성 피막으로 덮여 있으며 이를 통하여 암적색의 비장 바탕 질이 보입니다. 절단면은 암적색인데 백색 속질에 해당하는 비장 소포가 회색의 작은 반점형태로 산재되어 있습니다. 백색 속질은 중심 동맥을 둘러싼 동맥 주위 림프구초와 림프여포로 구성되며 동맥 주위 림프구초는 주로 T 세포, 림프여포는 주로 B세포로 구성됩니다. 적색 속질의 구조는 동모양혈관 및 비장끈으로 구성되며 동모양혈관은 특수한 구조를 가진 일종의 정맥성 모세혈관으로 필요에 따라 내피세포 사이의 간격이 열려 비장끈을 통과한 혈액이 동모양혈관으로 유입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합니다. 비장끈은 큰 포식세포계 세포의 긴 가지돌기가 서로 연결되어 형성된 망상 구조물로써 혈액이 이를 통과할 때 서서히 스며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물리적 및 기능적 여과장치로 작용합니다. 비장의 혈관은 비문부에서 비주로 들어와 기둥동맥과 중심동맥이 되고 가지를 내며 점점 가늘어져 모세혈관이 됩니다. 혈액이 적색 속질을 지나 정맥에 주입되는 과정에는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하나는 동맥성 모세혈관이 비장끈 내에 개방되어 비장끈으로 들어온 혈액이 점차 여과된 후 동모양혈관을 거쳐 비장 정맥에 이르는 과정인데 이를 개방 순환이라 하며 기능적으로는 서행구획입니다. 또 하나의 경로는 비장끈을 통과하지 않고 동맥성 모세혈관이 직접 동모양혈관으로 주입되는 과정으로서 이를 폐쇄순환이라고 합니다. 비장에 들어온 혈액의 대부분은 폐쇄순환을 통하고 일부만이 개방순환을 하며 하루의 순환과정 동안 모든 혈액은 비장끈의 여과망을 통과하여 큰 포식세포에 노출되어 충분히 여과를 받게 됩니다.

      비장의 기능

      비장의 기능 첫 번째는 비장끈에서 진행되는 포식작용에 의하여 혈액에서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비장의 중요한 기능입니다. 적혈구가 비장끈을 통과하여 동모양 혈관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세포 형태가 변형되어야 하므로 적혈구 세포막의 유연성이 감소되는 경우에는 적혈구가 파괴되고 비장끈의 큰 포식세포에 의해 포식됩니다. 또한 비장에 있는 큰 포식 세포는 Heinz 소체와 같은 적혈구의 비정상 봉입체를 적혈구를 손상시키지 않고 선택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 이외에도 혈액에 있는 미생물, 세포 파괴물, 비정상 거대분자물질 등도 제거합니다. 두 번째는 항체를 생성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동맥 주위 림프구초 내 그물 세포는 항원을 포착하여 T 림프구에 전달하고 T 림프구와 B 림프구 상호작용은 항체를 생산하는 형질세포를 생성합니다. 비장은 면역 용혈빈혈과 면역 혈소판 감소증의 원인이 되는 항체가 형성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세 번째로 비장은 조혈 기능을 가집니다. 비장의 조혈기능은 출생 전에 마감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심한 빈혈과 같은 경우에는 태생기의 조혈 기능이 활성화되어 조혈 세포를 생산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비장은 풍부한 혈관과 포식 작용에 의해 혈액을 비축하거나 저장하는 장소의 역할을 합니다. 정상 비장은 단지 30~40ml의 적혈구를 저장하지만 비장 비대인 경우에는 이 저장 능력이 매우 많이 증가합니다. 정상 비장은 총혈소판의 30~40%를 저장하지만 비장 비대에서는 80~90%를 저장합니다. 또한 다량의 백혈구를 격리시키는 작용으로 백혈구 감소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비장 비대

      비장이 비대해져서 많이 커지는 질환으로 좌상복부에 하중감을 초래하고 위의 압박에 따른 식후 불쾌감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비장 기능 항진증은 비장 비대, 적혈구, 백혈구 및 혈소판의 감소와 골수 조혈 기능의 항진, 그리고 비장 적출 후에 말초혈액의 이상소견이 개선되는 세 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비특이성 비장염

      혈행성 감염이 있는 경우 동반되는 비장 비대는 미생물에 의한 직접 반응뿐만 아니라 면역반응에서 생성되는 사이토카인에 의해 발생하는 비장 질환입니다. 비장은 연하고 200~400g 정도의 비장 비대를 보입니다. 현미경 소견의 주요 변화는 적색 속질의 급성 울혈이며 백색 속질이 점점 침습되어 림프소포가 소실되기도 합니다. 정맥동에서 세망내피세포의 증식과 많은 큰 포식세포를 볼 수 있으며 이 큰 포식 세포들은 박테리아 또는 무정형의 조직파편을 포식하고 있습니다. 때때로 적색 속질과 백색 속질에 중성구, 호산구 및 형질세포가 침윤합니다. 림프 소포의 급성 중심괴사도 관찰되는데 이는 원인균이 용혈 사슬알균이 경우에 더 심합니다. 드물게 농양을 형성하기도 하며, 감염성 심장내막염에 수반된 경우에는 색전에 의한 감염경색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울혈비장 비대

      비장의 울혈은 중심성과 말초성으로 구분하는데 만성 정맥울혈은 울혈비장 비대 질환을 일으킵니다. 중심성 또는 전신성 울혈은 오른쪽 심장기능 상실이나 폐심장증에서 전신 정맥압 항진에 따른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이때 간과 장관의 울혈 변화, 복수, 말초 부종을 수반하기도 합니다. 중심성 비장 비대는 500g을 넘는 일이 드물고 오래 진행된 경우에는 오히려 비장은 위축됩니다. 말초성 울혈은 각종 간경변증과 종양에 의한 간문맥의 협착이나 폐색, 또는 비장정맥혈전증 등으로 인하여 문맥혈의 순환장애가 있을 때 생기는데 비장은 500~1000g으로 커지게 됩니다. 장기간 지속된 울혈비장 비대 질환에서 비장은 1000g 이상으로 매우 커지고 단단해지며 피막은 섬유성 비후를 보이기도 합니다. 절단면은 섬유화 정도에 따라 암적색에서 회적색의 다양한 색조를 보이며 림프소포는 불분명해지게 됩니다. 현미경 소견에서 속질은 초기에는 단순히 적혈구로 채워진 소견을 보이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증가된 문맥압에 의해 동모양혈관 기저막에 교원섬유가 축적되어 정맥동이 확장되어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비장끈으로부터 동모양 혈관으로 들어가는 혈류에 장애가 생겨서 비장끈에 혈구가 오래 저류 되므로 비장끈 내 큰 포식세포에 의한 혈구 파괴가 증가됩니다. 국소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섬유화 된 출혈 부위에 출분과 칼슘염이 침착되고 결합조직 및 탄력섬유의 증식에 의해 소결절이 생기기도 합니다.

      비장 경색증

      비장 경색증은 비교적 흔한 비장 질환으로 급성기에는 비장은 커지지만 섬유화가 생기면 정상 크기로 됩니다. 다발성 비장경색의 말기에는 비장 실질이 손실됩니다. 비장의 동맥은 종말동맥에 속하므로 빈혈경색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심장에서 기원한 색전이 비장 동맥이나 분지를 막아서 생기는 경색이 가장 많으나 국소혈전증, 낫적혈구병, 결절다발동맥염, 호지킨림프종과 균혈증에서도 비장 경색 질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육안 소견에서 경색부위는 창백하며 쐐기모양이고 피막은 섬유소로 덮여 있습니다. 감염경색에는 화농성 괴사가 동반됩니다.

      선천기형 비장 질환

      선천비장없음증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보통 좌우바뀜증이나 심한 심장기형과 같은 선천 질환에 동반됩니다. 비장형성 저하증은 선천비장없음증에 비해서는 많이 발생합니다. 부비장은 사후 부검의 1/5~1/3에서 한 곳 또는 여러 곳에서 보이며, 보통 정상 비장과 같은 현미경 소견과 기능을 갖습니다. 부비장은 보통 위비장인대 또는 췌장의 꼬리 부분에 위치하며 대망이나 장간막에서 관찰되기도 합니다. 부비장은 유전성 구상적혈구증이나 면역혈소판 감소증에서 치료 목적으로 비장 적출을 시행할 때 비장과 함께 제거되지 않으면 재발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비장파열

      비장파열은 대부분 압착손상이나 심한 구타와 같은 외상에 의해 발생하는데 외상없이 발생하는 자발성 파열도 있습니다. 정상 비장은 저절로 파열되는 일은 없으며 전염단핵구증, 말라리아, 장티푸스, 백혈병 및 급성 비장염 등에 의하여 비대되거나 약화된 비장에서 자발성 파열이 발생합니다. 비장의 파열은 대부분 대량의 복강 출혈을 동반하기 때문에 실혈과 쇼크로 인한 사망을 막기 위해서 빨리 비장을 적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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