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안의 이야기, 병리학과 다양한 질환들

임상병리사가 알려주는 기초 병리학. 병리학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각종 질병의 원인과 기전을 분석하여 질병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학문으로 질병을 다루는 의생명과학의 가장 기초적이며 필수적인 분야이다.

  • 2024. 3. 11.

    by. 윰리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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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상이나 괴사가 일어난 조직과 미생물 등을 제거하는 기능은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적입니다. 급성 염증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기능을 하는 숙주의 방어반응으로서 세포손상을 유발한 원인물질과 손상의 결과로 생성된 물질을 제거합니다. 이번 장에서는 급성 염증의 정의와 진행과정을 알아보고 이 과정에 관여하는 세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급성 염증의 정의 및 진행 과정 그리고 염증에 관여하는 세포
      급성 염증

      급성 염증의 정의

      급성 염증은 조직이 부상, 감염 또는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면역반응입니다. 이는 보통 부위의 붓기, 붉은 색상, 열, 통증 및 기능 장애와 같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급성 염증은 지속 기간이 비교적 짧은 염증으로 주로 수일, 수주일 정도 지속합니다. 이 기간에 면역 시스템의 자연적인 방어 반응으로,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고 치료하는 과정입니다. 급성 염증의 주요 특징에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로 종창은 염증 부위에서 혈관의 투과성이 증가하고 혈액과 혈액 성분이 조직 사이로 샘과 같이 쌓입니다. 이에 따라 염증 부위가 붓게 됩니다. 두 번째로 발적이 일어납니다. 염증 부위에서 혈관의 확장과 혈액 공급이 증가하면서 부위가 붉게 변합니다. 세 번째로 발열, 염증 부위에서 혈액 공급이 증가하면서 열이 발생합니다. 네 번째는 통증으로 염증 부위에는 신경 말단이 자극되어 통증을 일으킵니다. 마지막으로는 기능 장애로 염증은 조직의 구조와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염증 부위의 기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들 징후는 혈관의 변화와 염증세포의 침윤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염증에 관여하는 세포

      급성 염증에 관여하는 세포는 호중구, 호산구, 호염구, 비만세포, 단구, 조직구, 대식세포 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염증 초기에는 호중구가 주로 역할을 행하지만, 후기에는 림프구, 형질세포와 대식세포가 이에 대신하게 됩니다. 또한, 알레르기 질환인 두드러기와 천식 등에서는 호산구와 비만세포가 주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1) 호중구(Neutrophil)

      호중구는 혈액 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백혈구 종류로, 가장 먼저 염증 부위로 이동하여 염증 반응에 참여합니다. 호중구는 염증 부위에서 발생한 화학 신호에 유도되어 제일 먼저 혈관 벽을 통과하여 혈액에서 염증 부위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박테리아와 같은 외부 미생물을 제거하는 일을 합니다. 세포 외부로 화학적인 물질을 방출하여 병원체를 소멸시키거나 죽이게 됩니다. 다음으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다양한 화학 물질을 생성하여 방출하게 됩니다. 이러한 화학 물질은 혈관을 넓혀 혈관에 흐르는 혈액의 양을 증가시켜 염증 부위로 다른 백혈구와 혈장 성분의 접근을 유도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 후에 염증 반응이 끝나고 나서도 염증 부위에서 활동을 계속합니다. 죽은 세포의 파편 및 염증 반응에 참여한 다른 백혈구들을 청소하여 조직의 재생과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급성 염증 반응에서 호중구는 염증 부위의 치료와 조직의 회복에 기여합니다. 그러나 호중구의 과도한 활성화는 조직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적절한 염증 조절이 필요합니다.

       

      2) 호산구(Eosinophil)

      호산구는 주로 알레르기 반응과 기생충 감염과 관련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호산구는 알레르기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알레르기 원인물질에 노출되면 호산구는 화학 신호에 의해 활성화되고 염증 부위로 이동합니다. 호산구는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기생충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을 일으킵니다. 기생충에 감염되면 호산구는 화학 신호에 의해 활성화되고 염증 부위로 이동하여 기생충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급성 염증 반응에서 다른 세포와 상호작용하며 염증을 조절하는 데 기여합니다. 염증을 억제하는 화학 물질을 생성하고 방출하여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염증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호산구는 다른 백혈구와 비교하여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호산구의 세포 내에는 대량의 결정화된 세포 소포(granule)가 존재하며, 이러한 소포에는 급성 염증 반응에 관련된 다양한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3) 비만세포(mast cell)

      비만세포는 결합조직에 널리 분포하고 급성과 만성 염증에 모두 관여합니다. 비만세포의 표면에는 Ig E 항체와 결합하는 수용체가 있습니다. 즉시 일어나는 과민성 반응에서 Ig E 항체는 특이적으로 항원을 인식하는 수용체에 결합하여 호산구의 탈과립이 일어나 히스타민과 PG와 같은 매개물이 분비됩니다. 이런 반응은 음식물, 곤충의 독, 약물 등에 대한 알레르기 때 나타나며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비만세포는 만성 염증에도 나타나며 다양한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므로 경우에 따라 염증을 촉진하기도 하고 억제하기도 합니다.

       

      4) 단구(Monocyte), 조직구(Histocyte), 대식구(Macrophage)

      단구, 조직구와 대식구는 기원과 기능이 같아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세포의 크기는 백혈구 중에서 제일 큽니다. 단구는 이물질이나 세균과 결합하여 선택적 탐식을 행하며, 염증이 진행되면 혈관 밖으로 삼출 하고, 대식세포의 형태와 기능을 유지하게 됩니다. 대식구는 탐식이라는 기능 외에 항원제시능(항원을 탐식하여 림프구에게 항체를 만들 수 있도록 제시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 면역 반응과 염증 반응의 초기 단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조직에서는 조직구라고 합니다. 이 세포도 대식구와 동일한 기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 림프구(Lymphocyte)

      림프구는 항체 매개성과 세포 매개성 면역반응에서 작용합니다. T 세포와 B 세포는 항원에 의해 자극받아 작용 세포와 기억 세포가 되는데 여러 부착 물질의 쌍과 케모카인을 사용하여 염증 부위로 이동합니다. 림프구와 대식세포는 서로 양방향으로 작용하여 만성 염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식세포는 항원을 T 세포에 제시하고 막물질과 사이토카인을 생성하여 T 세포의 반응을 유도합니다. 활성 T 세포에서 생성된 일부 사이토카인은 혈류에서 단핵구를 끌어들이게 됩니다. T 세포와 대식세포 사이의 상호작용 때문에 염증 반응이 시작되면 만성화되고 심해집니다. 면역 반응이 강하게 작용하는 염증 반응을 면역성 염증이라고 합니다.

       

      6) 거대세포(Giant cell)

      거대세포는 대식세포에서 유래하여 큰 물질이나 처리하기 힘든 것의 탐식 기능이 필요한 염증 시에 나타나며 그 종류는 이물질에 흔히 반응하여 나타나는 다수의 핵이 중심에 모여 있는 이물형이고, 결핵에서 흔히 관찰되는 랑그한스 거대세포는 핵이 말발굽처럼 되어 있고, 골조직의 용해를 일으키는 이물형과 비슷한 파골세포, 그리고 핵이 화환형으로 배열되고 지질을 탐식하는 튜톤형 거대세포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염증 반응에서 발생한 이물질을 처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급성 염증의 진행 과정

      급성 염증의 진행 과정은 크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

      1단계 : 혈관 직경과 혈류량의 변화 과정

      2단계 : 혈관 투과성 증가 및 삼출물의 형성 과정

      3단계 : 세포 내 삼출물이 형성되고 호중구가 혈관 밖으로 빠져나오는 과정

       

      1) 혈관 직경과 혈류량의 변화

      손상의 초기부터 시작되며 다음 요소들로 구성됩니다. 혈관 확장은 급성 염증의 가장 초기에 나타나는데 가끔은 수초 간의 일시적으로 소동맥의 혈관 수축 후에 일어납니다. 처음에는 소동맥에 혈관이 넓어지고 이어 해당 부위의 모세혈관들이 열려 혈류가 능가하므로 염증 부위에 열이 나고 붉게 변하는 발적이 생기게 됩니다. 히스타민과 산화질소와 같은 몇 가지 매개 인자가 혈관 평활근에 작용하여 혈관 확장이 일어납니다. 그다음으로 미세혈관의 투과성이 증가하여 단백이 풍부한 혈장액이 혈관 외 조직으로 빠져나갑니다. 수분 소실과 혈관 내경 확장으로 혈류가 느려지고 소혈관 내의 적혈구가 농축되어 혈액의 점성이 증가합니다. 이런 변화로 인하여 작은 혈관이 천천히 흐르는 적혈구로 꽉 차서 늘어나는데 이 과정을 정체라고 하며 염증 조직에서 나타나는 혈관울혈 현상이 이에 해당합니다.

       

      2) 혈과 투과성 증가

      급성 염증의 대표적인 소견은 부종이며 혈관 투과성 증가로 단백이 풍부한 삼출액이 사이질로 이동하여 발생합니다. 혈관 투과성 증가는 여러 기전에 의해 일어납니다. 내피세포 뒷당김으로 내피세포 간극이 커지는 것이 혈관 누출의 가장 흔한 기전이며 다양한 화학적 매개 물질에 의해 발생합니다. 이런 소견을 즉시 일어나는 일시적 반응이라고 하는데 매개물에 노출되는 즉시 일어나고 약 15분의 짧은 시간 동안 지속됩니다. 내피세포는 손상되면 죽어서 떨어져 나가는데 내피세포의 직접적인 손상은 심한 손상이나 내피세포에 직접 침범하는 미생물에 의해서 일어납니다. 염증 반응 동안 내피세포에 부착한 중성구가 직접 내피세포를 손상시켜 반응이 더 커지기도 합니다. 대개 누출은 손상 후 즉시 시작하고 손상된 혈관에 혈전이 생기거나 수복될 때까지 수시간 동안 지속됩니다. 내피세포를 통한 수분과 단백의 수송증가가 발생합니다. 이 과정은 긴밀히 연결된 소포공포 소기관으로 구성된 통로를 통하여 일어납니다. VEGF 같은 물질은 이 물질들의 수를 증가시키거나 통로의 크기를 키워서 혈관 누출을 촉진합니다.

       

      3) 세포 삼출물 형성 및 호중구 유주

      급성 염증에 관여하는 순환 백혈구는 주로 호중구와 단구입니다. 그러므로 세포 삼출물 형성은 백혈구의 삼출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반응은 번연화와 부착, 화학주성 인자에 의한 유주, 탐식으로 진행하는 연속 과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급성 염증의 경과

      손상의 성질이나 손상부, 염증 발생 조직의 종류 등에 따라 다양한 소견을 보일 수 있으나 급성 염증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형태로 끝나게 됩니다. 첫 번째 형태로 염증 시 손상인자를 중화하고 제거하고 나면 염증 부위가 정상이 되도록 수복한 후 끝나는데 이런 현상을 회복이라고 하고 손상인자가 적고 빨리 제거되면 조직 손상이 적거나 손상된 실질 세포가 재생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대식 세포가 세포 찌꺼기와 미생물을 제거하고 림프관으로 부종액이 흡수되어 완전한 회복이 이루어집니다. 다음으로 재생이 안 되는 조직에 염증이 생겨서 손상되었거나 적절히 흡수되지 못할 정도로 섬유소 삼출이 심한 조직이나 체강에 상당한 정도의 조직 손상이 생긴 후에 치유되는 경우입니다. 결합 조직이 손상되거나 삼출물이 있는 부위로 자라 들어와서 섬유성 조직으로 대치되는 경우로서 이런 현상을 기질화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급성 염증에 속발하거나 처음부터 만성 염증으로 진행하는 경우로 손상인자가 지속적으로 있거나 정상 치유과정을 저해하는 요인이 있는 경우 급성에서 만성으로 바뀌게 됩니다. 예를 들면 폐의 세균성 감염증은 국소적인 급성 염증으로 시작하지만 회복이 안 되면 조직 손상이 광범위하게 진행되어 공동이 형성되면서 염증이 지속되어 만성 폐농양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또 다른 예로는 십이지장과 위점막의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자극으로 인한 궤양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수개월 또는 수년간 지속되며 급성과 만성 염증소견을 모두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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