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읽는 이야기

임상병리사가 알려주는 기초 병리학, 질환, 병리 검사 결과, 건강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병리학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각종 질병의 원인과 기전을 분석하여 질병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학문으로 질병을 다루는 의생명과학의 가장 기초적이며 필수적인 분야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보아요.

  • 2026. 11. 1.

    by. 윰리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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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음파 검사를 하다가 "난소에 기형종이 보이네요"라는 말을 들으면 이름부터 덜컥 겁이 납니다. '기형'이라는 단어 때문에 뭔가 크게 잘못된 것 같고, 혹 안에 머리카락이나 치아가 들어 있다는 설명까지 들으면 더 당황스럽습니다.

       

      병리과 육안검사실에서 일하다 보면 수술로 떼어낸 기형종 검체를 생각보다 자주 보게 됩니다. 실제로 열어 보면 노랗게 굳은 기름 덩어리 사이로 머리카락 뭉치가 엉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은 깜짝 놀라지만, 대부분은 암이 아닌 양성 종양입니다.

       

      오늘은 난소 기형종이 어떤 혹인지, 왜 수술을 권하는지, 조직검사에서는 무엇을 확인하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함께 알아두면 좋은 다른 난소 양성 질환과 조직검사 결과지 용어도 같이 담았습니다.

       

      목차

      • 난소 기형종이란 어떤 혹일까
      • 기형종 안에 머리카락과 치아가 있는 이유
      • 난소 기형종 증상과 주의해야 할 합병증
      • 난소 기형종 진단과 수술 방법
      • 성숙 기형종과 미성숙 기형종의 차이
      • 기형종이 암으로 변할 수도 있을까
      • 그 밖의 난소 양성 질환
      • 난소 혹 조직검사 결과지 용어 정리
      • 자주 묻는 질문
      • 마무리

      난소 기형종이란 어떤 혹일까

      기형종(teratoma)은 생식세포에서 생기는 종양입니다. 난자가 될 세포는 원래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조직으로 자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세포가 수정 없이 스스로 분화하면서 혹 안에 피부, 머리카락, 지방, 뼈 같은 조직을 만들어 낸 것이 기형종입니다. 이름은 '괴물'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왔는데, 생김새 때문에 붙은 이름일 뿐 성질이 나쁜 혹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난소 기형종의 대부분은 성숙 낭성 기형종(mature cystic teratoma)입니다. 피부 조직이 주로 보여서 유피낭종(dermoid cyst)이라고도 부릅니다. 전체 난소 종양의 약 10~25%, 양성 난소 종양의 약 60%를 차지할 만큼 흔합니다. 10대부터 20대 여성에서는 난소 종양 가운데 가장 많이 발견됩니다.

      대부분 한쪽 난소에만 생기지만, 약 10%는 양쪽 난소에 함께 생깁니다. 그래서 수술할 때 반대쪽 난소 상태도 같이 확인합니다.

       

      기형종 안에 머리카락과 치아가 있는 이유

       

      우리 몸의 조직은 태아 시기에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이라는 세 층에서 만들어집니다. 기형종은 이 세 배엽에서 유래한 조직이 한 혹 안에 섞여 자라는 종양입니다.

      외배엽에서는 피부, 머리카락, 피지선, 치아, 신경조직이 만들어지고, 기형종에서 가장 흔하게 보입니다. 중배엽에서는 지방, 연골, 뼈, 근육이 만들어집니다. 내배엽에서는 호흡기와 위장관 상피, 갑상선 조직이 만들어집니다.

      혹 안에 고여 있는 노란 내용물은 피지선에서 나온 기름 성분입니다. 몸 안에서는 체온 때문에 액체 상태지만, 밖으로 꺼내 식으면 버터처럼 굳습니다. 그 사이에 머리카락이 엉켜 있는 모습이 기형종의 전형적인 육안 소견입니다.

       

      낭종 안쪽 벽에는 혹처럼 튀어나온 단단한 부분이 있는데, 이를 로키탄스키 결절(Rokitansky nodule)이라고 합니다. 치아나 뼈, 여러 조직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병리과 육안검사실에서는 이 부분을 꼭 잘라 현미경으로 확인합니다. 미성숙 조직이나 악성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이 부위를 반드시 살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난소 기형종 증상과 주의해야 할 합병증

      기형종은 대부분 증상이 없습니다. 건강검진이나 다른 이유로 초음파를 보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크기가 커지면 아랫배가 묵직하거나, 방광을 눌러 소변을 자주 보거나, 배가 더부룩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난소염전은 기형종에서 가장 흔한 합병증입니다. 혹이 달린 난소가 축을 중심으로 꼬이는 것으로, 보고에 따라 기형종 환자의 약 3~16%에서 생깁니다. 크기가 클수록 더 잘 꼬입니다. 갑자기 한쪽 아랫배가 심하게 아프고 구토가 동반된다면 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꼬인 상태가 오래가면 난소로 가는 혈류가 막혀 난소를 잃을 수 있습니다.

       

      파열은 1% 미만으로 드뭅니다. 하지만 혹이 터지면 기름 성분이 복강으로 흘러나와 화학적 복막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주 드물게는 항NMDA 수용체 뇌염과 관련되기도 합니다. 기형종 안의 신경조직이 면역 반응을 일으켜, 자가항체가 뇌의 NMDA 수용체를 공격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젊은 여성에게 생기고, 갑작스러운 정신 증상, 경련, 의식 저하가 나타납니다. 환자의 약 절반에서 종양이 동반되는데 대부분 난소 기형종입니다. 종양을 제거하고 면역치료를 함께 하면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난소 기형종 진단과 수술 방법

      진단은 주로 초음파로 합니다. 지방, 머리카락, 석회화 때문에 기형종 특유의 모양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매할 때는 CT나 MRI로 혹 안의 지방 성분을 확인합니다.

      혈액검사로 CA-125, CA19-9 같은 종양표지자를 함께 보기도 합니다. 기형종에서는 CA19-9가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는 연구가 꽤 있어서, 수치 하나만으로 암을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미성숙 기형종이 의심되면 AFP도 함께 확인합니다.

       

      배란 과정에서 생기는 기능성 물혹은 몇 달 안에 저절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형종은 종양이기 때문에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크기가 작고 증상이 없으면 정기적으로 초음파를 보며 지켜보기도 합니다. 반면 혹이 커지거나, 처음부터 5~6cm 이상이거나, 통증이 있거나, 꼬일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수술을 권합니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보통 복강경 낭종절제술을 합니다. 혹만 도려내고 정상 난소 조직은 최대한 남기는 방법입니다. 출산 계획이 없거나 혹이 아주 크면 난소와 난관을 함께 절제하기도 합니다. 수술 중에는 내용물이 복강으로 흘러나오지 않도록 전용 주머니에 담아 꺼냅니다.

      임신을 준비 중이라면 난소 기능을 걱정하실 수 있습니다. 양성 낭종을 절제하면 난소 기능을 보여 주는 AMH 수치가 일시적으로 떨어집니다. 한 연구에서는 수술 3개월 뒤 수술 전 수치의 약 65%까지 회복됐습니다. 수술 뒤 재발률은 3~4% 정도이고, 양쪽에 생겼던 경우, 30세 미만, 크기가 8cm를 넘었던 경우 재발 위험이 더 높습니다.

       

      성숙 기형종과 미성숙 기형종의 차이

       

      같은 기형종이라도 미성숙 기형종(immature teratoma)은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다 자란 조직만 있는 성숙 기형종과 달리, 태아 시기의 미성숙한 조직이 섞여 있는 악성 생식세포종양입니다. 전체 난소암의 약 1%, 악성 생식세포종양의 약 20%를 차지하며, 주로 20세 전후의 젊은 여성에게 생깁니다. 낭종보다는 단단한 고형 부분이 많고, 잘라 보면 출혈과 괴사가 흔합니다.

       

      병리과에서 미성숙 기형종의 등급을 정할 때는 미성숙 신경상피의 양을 봅니다. 슬라이드 한 장에서 미성숙 신경상피가 저배율(40배) 시야를 몇 개나 차지하는지 세는 방식입니다. 1시야 이하면 1등급, 1시야를 넘고 3시야 이하면 2등급, 3시야를 넘으면 3등급입니다. 최근에는 1등급을 저등급, 2·3등급을 고등급으로 나누는 2단계 분류도 많이 씁니다.

      등급은 슬라이드 위에서 세는 것이라, 검체를 충분히 잘라 보지 않으면 정확하게 매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형종 검체에서 고형 부분이 보이면 평소보다 많이 잘라 꼼꼼히 확인합니다. 참고로 복막에 다 자란 신경교 조직만 퍼져 있는 '복막 신경교종증'은 0등급으로 보고, 예후도 좋은 편입니다.

       

      한 가지 조직만 주로 자라는 단배엽성 기형종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난소갑상선종(struma ovarii)으로, 혹의 50% 이상이 갑상선 조직입니다. 성숙 기형종의 약 2~3%를 차지하며, 5~10% 정도에서는 갑상선기능항진증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기형종이 암으로 변할 수도 있을까

      성숙 기형종은 양성이지만, 혹 안의 조직 일부가 드물게 암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악성 변화(malignant transformation)라고 합니다. 연구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0.2~2% 사이로 보고되고, 흔히 1~2% 안팎으로 이야기합니다.

      악성 변화의 80% 이상은 피부 쪽 조직에서 생기는 편평세포암입니다. 일반적인 기형종보다 나이가 많은 폐경 이후 여성에서 주로 생깁니다. 혹이 10cm 이상으로 크거나, 고형 부분이 있거나, CA-125가 올라가 있으면 더 주의 깊게 봅니다.

       

      조직검사 결과지에 "squamous cell carcinoma arising in mature cystic teratoma"처럼 적혀 있다면 악성 변화가 확인됐다는 뜻입니다. 이런 경우 병기에 따라 추가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논의하게 됩니다. 반대로 젊은 여성의 전형적인 기형종이라면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밖의 난소 양성 질환

       

      "난소에 혹이 있다"는 말 안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질환이 여럿 들어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게 되는 난소 양성 질환을 정리했습니다.

      기능성 낭종(여포낭종·황체낭종)
      배란 과정에서 생기는 물혹으로, 사실 종양이라기보다 생리적인 변화에 가깝습니다. 대개 1~3개월 안에 저절로 사라져서 먼저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황체낭종이 터지면 배 안에 출혈이 생겨 갑자기 복통이 올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종(초콜릿 낭종)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에 자리 잡아, 생리 때마다 출혈이 고이면서 생기는 혹입니다. 오래된 피가 갈색으로 고여 있어 초콜릿 낭종이라고 부릅니다. 심한 생리통이나 난임과 관련이 있고 재발이 잦습니다. 현미경으로 보면 자궁내막 샘과 기질, 그리고 오래된 출혈을 먹은 대식세포가 보입니다. 자궁내막종 수술은 다른 양성 낭종보다 AMH를 더 많이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어서, 임신 계획이 있다면 수술 시기와 방법을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액성 낭선종(serous cystadenoma)
      난소 표면 상피에서 생기는 양성 종양입니다. 난관 상피를 닮은 세포가 낭종 안쪽을 덮고 있고, 안에는 맑은 물이 차 있습니다. 양쪽 난소에 함께 생기기도 합니다.

       

      점액성 낭선종(mucinous cystadenoma)
      끈적한 점액이 찬 여러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혹입니다. 아주 크게 자라 배가 불러 보일 정도가 되기도 합니다. 점액성 종양은 난소 종양의 약 10~15%를 차지하고 그중 80% 정도가 양성입니다. 다만 한 혹 안에서도 부위마다 양상이 달라 경계성 종양이 섞여 있을 수 있어서, 병리과에서 여러 곳을 잘라 확인합니다.

       

      브레너 종양(Brenner tumor)
      방광의 요로상피를 닮은 세포로 이루어진 종양으로, 전체 난소 종양의 1~2% 정도입니다. 대부분 양성이고 폐경 후 여성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절반가량은 2cm도 안 될 만큼 작고, 점액성 낭선종과 함께 발견되는 일이 많습니다.

       

      섬유종·난포막종(fibroma·thecoma)
      난소의 기질 세포에서 생기는 단단한 고형 종양입니다. 고형이라 영상에서는 암과 구분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섬유종에 복수와 흉수가 함께 생기는 것을 메이그스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종양을 제거하면 복수와 흉수도 사라집니다. 난포막종은 여성호르몬을 만들 수 있어 폐경 후 출혈로 발견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이름 때문에 혹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종양이 아니라 배란과 호르몬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난소 혹 조직검사 결과지 용어 정리

      수술 후 받는 조직검사 결과지는 대부분 영어로 적혀 있습니다. 자주 나오는 진단명을 우리말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결과지 표기 우리말 의미
      Mature cystic teratoma (Dermoid cyst) 성숙 낭성 기형종 양성
      Immature teratoma, grade 1~3 미성숙 기형종 악성, 등급 확인 필요
      Struma ovarii 난소갑상선종 대부분 양성
      Follicular cyst / Corpus luteum cyst 여포낭종 / 황체낭종 기능성 낭종, 양성
      Endometriotic cyst (Endometrioma) 자궁내막종 양성, 재발 주의
      Serous / Mucinous cystadenoma 장액성 / 점액성 낭선종 양성
      Borderline tumor 경계성 종양 양성과 악성의 중간
      Brenner tumor 브레너 종양 대부분 양성
      Fibroma / Thecoma 섬유종 / 난포막종 양성

       

      결과지에 "no evidence of malignancy"라고 적혀 있다면 악성 소견이 보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arising in"이나 "malignant transformation"이 함께 적혀 있다면 꼭 담당 의사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조직검사 결과에서 '경계성'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조직검사를 받고 결과지를 확인하다 보면 '경계성', 'Borderline', 'Borderline tumor'같은 표현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그런데 '경계성'이라는 단어만 보면"양성이라는 건가?""암이라는 건가?""암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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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 묻는 질문

      Q. 기형종은 약으로 줄이거나 저절로 없어질 수 있나요?
      기능성 물혹과 달리 기형종은 종양이라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약으로 줄어들지도 않습니다. 크기가 작으면 지켜보고, 커지거나 증상이 있으면 수술로 제거합니다.

       

      Q. 수술하면 임신이 어려워지나요?
      가임기에는 정상 난소를 최대한 남기는 낭종절제술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임신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수술 직후 AMH가 떨어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며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Q. 수술 후 다시 생길 수도 있나요?
      재발률은 3~4% 정도입니다. 양쪽에 생겼거나 나이가 젊은 경우 재발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서, 수술 후에도 정기적으로 초음파를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난소 기형종은 이름도 낯설고 혹 안의 모습도 놀랍지만, 대부분은 젊은 여성에게 흔히 생기는 양성 종양입니다. 다만 저절로 사라지지 않고, 꼬이거나 터지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서 크기와 증상에 맞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드물게 미성숙 기형종이나 악성 변화가 있을 수 있으니, 수술 뒤에는 조직검사 결과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난소 혹은 기능성 낭종처럼 지켜보면 되는 것부터 자궁내막종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것까지 종류가 다양합니다. "혹이 있다"는 말만 듣고 불안해하기보다, 어떤 종류의 혹인지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과 치료는 담당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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